2022.07.31 358

동아사이언스 [첨단과학, 다가올 50년]"이론가와 실험가의 대화가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낼 것"

니마 아르카니 하메드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교수

니마 아르카니 하메드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교수가 7월 28일 열린 최종현학술원 과학혁신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제공

니마 아르카니 하메드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교수가 7월 28일 열린 최종현학술원 과학혁신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제공

"저를 비롯한 이론물리학자는 구리선을 이용한 실험을 하는 대신 칠판에 긴 계산을 휘갈겨 쓰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물리학이 실험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험가들과 긴밀히 소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론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니마 아르카니 하메드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교수는 7월 28일 최종현 학술원 주최로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과학혁신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르카니 하메드 교수는 입자물리학과 끈 이론을 연구하는 이론물리학자다. 1998년 중력이 약한 이유에 대해 예측한 일명 'ADD 모델'을 제시하며 26세라는 어린 나이에 이론물리학계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입자물리학에서 뛰어난 업적을 기리는 미국물리학회 사쿠라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첫 번째 세션에서 '시공간, 양자, 진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기초물리학의 기본적인 상호작용 네 가지는 중력과 전자기력, 약한 핵력(약력), 강한 핵력(강력)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기본 입자 세 개가 만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입자물리학은 오랫동안 이 네 가지 힘을 통합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1867년 영국 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이 전기력과 자기력을 통일했고, 이후 표준모형이론이 등장하며 전자기력과 약력을 합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강력까지 더해진 '대통일장이론'과 중력까지 4가지 힘을 모두 합친 '초끈이론'이 차례로 등장한다. 아르카니 하메드 교수는 "모든 상호작용에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240년 간 입자물리학이 만들어낸 혁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자연의 궁극적인 이론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원자의 스핀처럼 이론상 가능한 경우의 수와 실제 자연에 존재하는 경우의 수가 다른 사례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입자물리학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대강입자가속기(LHC) 등을 이용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LHC는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있는 세계 최대 입자 가속기로, 높은 에너지로 입자를 가속해 충돌시키는 실험 장치다. 표준모형이론을 설명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인 힉스입자도 여기서 발견됐다. 그는 "이론물리학자들도 실험을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인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실제 물리학 경력을 쌓으면서 실험가들과 소통했던 경험이 지적 삶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반대로 "새로운 이론을 제안해 실험에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카니 하메드 교수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기초물리학 발전에 특별한 기로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류가 오랜 시간 물리학을 발전시키면서, 이제 자연에서 보이는 대부분의 것들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LHC로 가장 작은 거리에서부터 우주 전체의 크기까지 조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궁극적으로 시공간과 양자역학이 연결돼 있는지도 알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7월 28일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과학혁신 컨퍼런스에서 김영기 시카고대 석좌교수와 하택집 존스홉킨스대 교수, 앤드리아 게즈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니마 아르카니 하메드 프린스턴고등과학원 교수가 토론을 벌이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제공

7월 28일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과학혁신 컨퍼런스에서 김영기 시카고대 석좌교수와 하택집 존스홉킨스대 교수, 앤드리아 게즈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니마 아르카니 하메드 프린스턴고등과학원 교수가 토론을 벌이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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