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9일, 최종현학술원(이사장: 최태원 SK회장)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공동 주최한 “AI 스타트업 토크 – AI 기업가와 미래 인재가 만나다”가 한국고등교육재단 지하 3층 컨퍼런스 홀에서 오후 2시 무렵부터 3시간가량 열렸다. 김한준 퓨리오사 AI CTO, 조강원 모레 CEO, 이주형 마크비전 AI 총괄이 연사로 특강을 펼쳤고, 이경훈 글로벌브레인 한국 대표가 토론 좌장을 맡았다.
환영사에서 최종현학술원 김유석 대표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창립 첫해인 1974년부터 행사 당일까지 1,001명의 박사를 배출하였다고 언급하면서, 연사 3명 모두 한국고등교육재단 해외유학장학생 또는 대학원 특별 장학생 출신임을 강조했다. 이어 연사들에게 청중들을 상대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의 기술개발과 조직 운영에 대한 생생한 경험을 공유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특강에 대해 큰 기대감을 보였다.
3인 3색 ‘AI 스타트업 사가(Saga)’ – 퓨리오사 AI, 모레, 마크비전
이어 진행된 강연에서 김한준 퓨리오사AI CTO는 “퓨리오사 AI, 반도체 시장의 매드맥스 사가”라는 제목으로 퓨리오사 AI에서의 경험에 대해 발표했다. 김한준 CTO는 AI 분야에서 학습보다 추론이 더욱 중요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한 후, AI 활용에 따른 전력 수요량 급증 문제 해결이 절실하다는 점에 대해 언급했다. 또 자사에서 개발한 저전력 반도체 칩을 소개하면서 NVIDIA GPU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조강원 모레(Moreh) CEO는 “초거대 AI 시대의 도전과제”라는 제목으로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으로서 모레의 도전과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조강원 CEO는 “AI는 알고리즘의 승부가 아니라 초거대 컴퓨팅 인프라와 이를 쥐어짜는 소프트웨어의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레가 AMD 등 다양한 반도체 기업과 협업하여 특정한 칩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하드웨어에서 최적화된 성능과 비용 효율을 구현하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형 마크비전 AI 총괄은 “Marqvision: 브랜드 보호와 AI의 여정”이른 제목으로 가짜 브랜드, 위조 상품을 AI를 활용하여 적발, 피해를 방지하는 마크비전의 활동에 대해 발표했다. 이주형 AI 총괄은 AI 등장 이후 가짜 브랜드, 위조 상품 위협이 더욱 증가했다면서 전 세계 위조상품 시장 규모가 연간 4,670억 달러(650여조원)나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루이비통, 티파니 등 글로벌 브랜드도 마크비전의 AI 기반 가짜 브랜드, 위조 상품 탐지, 차단 솔루션을 활용하는 고객이라면서 마크비전은 글로벌 지식재산권 보호 생태계를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시대의 학습 방식과 인재상, 어떻게 변할까?
특강 이후 이경훈 글로벌브레인 한국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대담에서는 먼저 AI 시대에 학습이란 무엇인가, 대학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김한준 CTO는 대학이 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 경험하는 자리로서 중요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조강원 CEO는 AI 시대 학습을 위해서는 좋은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형 AI 총괄은 AI가 발전할수록 대학교육도 낮은 레벨의 문제해결력보다 높은 레벨의 문제해결력을 학습하게 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시대 일자리가 줄어들며 사회에 새로 진출하는 20대에게 위기가 닥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조강원 CEO는 신입 채용 축소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기업도 ‘좋은 사람’을 찾기 어려워한다면서 위기일수록 주위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에 휩쓸리기보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집중하는 게 더 좋은 전략이라고 답했다. 이주형 AI 총괄은 기업이 원하는 시니어급 문제 해결력을 신입 직원이 어떻게 보일 수 있느냐가 진로 선택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의 발전과 함께 신입 직원이 시니어급 문제 해결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업 도전의 조건, 기업 현장에서의 AI 활용법과 한계
지금이 창업하기 좋은 시기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김한준 CTO는 보통 창업한다는 이에게 창업을 말리는 편이지만, AI 에이전트 활용으로 기회비용이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점에서는 창업하기에 좋아진 면도 있다고 답했다. 조강원 CEO는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며, 힘든 일을 평소의 상태로 받아들이고 끈기 있게 버틸 수 있는 이가 창업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AI 기업들은 AI를 잘 활용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조강원 CEO는 AI 기업이라고 AI를 다 잘 쓰는 것은 아니라면서, 본인이 몸담고 있는 분야는 AI 코딩 품질이 아직 낮아 활용도가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협업 과정에서 번역 등 업무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형 AI 총괄은 AI 정확도가 떨어질 경우 사람이 개입해야 하기에 제품에 적용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면서도 최근에는 프롬프트를 주고받으며 회의나 문서 작업 등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화하는 데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김한준 CTO는 프롬프트를 잘 쓰는 역량은 교육학이나 조직 이론의 노하우와도 맞닿는 면이 있다면서 대인관계나 설명력이 좋은 사람이 보통 프롬프트도 잘 다룬다고 덧붙였다.
AI 경쟁력, 어떻게 확보해야 하나?
AI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본질적인 방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 김한준 CTO는 AI 경쟁력을 위해서는 협업을 통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의 최적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조강원 CEO도 AI 구동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의 사례를 보면, 서로 다른 칩을 효율적으로 혼용, 스케줄링하는 방식으로 시스템,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이루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부연했다.
‘소버린 AI’와 글로벌 진출의 관계에 대한 논의에서 김한준 CTO는 AI 제품 자체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조강원 CEO도 뒤처진 기술을 내수 보호 논리로 유지하면 국가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소버린 AI 개발 역시 오픈소스 AI를 뛰어넘는 역량을 구축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