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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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기조연설 (Trans-Pacific Dialogue 2021)
#국제질서
#미중관계
최종현학술원은 2021년 12월 6일 Trans-Pacific Dialogue 2021에 조셉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를 초청하여 ‘중국의 도전과 역사의 교훈‘제하의 기조연설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조셉 나이 교수는 미중 관계를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 ‘신냉전(New Cold War)’, ‘1914 몽유병자들(1914 Sleepwalkers)’이라는 세가지 역사적 사례를 통해 분석하여 향후 도전과제에 대한 심도 깊은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나이 교수는 아테네의 부상과 그것이 스파르타에 불러일으킨 두려움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투키디데스 함정이 현재 미중 관계를 완벽히 대변할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나이 교수는 당시의 아테네, 스파르타와 현재의 미중 사이에는 여러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합니다. 일례로 아테네가 민주주의였던 반면 중국은 독재국가이고, 스파르타가 내륙 중심의 육지 강국이었던 반면 미국은 글로벌 해양국가이기 때문에 두 사례를 동일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에서 미국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스파르타에 확산된 공포가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것을 떠올리며 중국의 부상으로 미국내에서 야기되는 공포의 크기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나이 교수는 최근 ‘신냉전’이라는 용어가 정치 지도자와 학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냉전에 대한 비유는 정책 입안자들로 하여금 중국 도전의 본질을 오판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이는 20세기 냉전의 미러 관계와 달리 현재의 미중 관계는 높은 수준의 경제 상호의존성을 보이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더 이상 공산주의의 확산에 위협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이 교수는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국내외 하드∙소프트파워를 활용한 복합전략을 필요로 하는데 냉전 논리는 동맹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대외전략으로 사용할 경우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경계했습니다.
그러나 나이 교수는 ‘1914년 몽유병자들’의 역사적 사례를 통해 우발적인 요인으로 신냉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합니다. 1914년에 유럽은 요동치는 민족주의, 평화에 대한 안이한 태도,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독일 정책이라는 요소들이 맞물려 대외정책이 경직되어 갔습니다. 결국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 사건으로 유럽은 지역적인 발칸 전쟁이 아닌 제1차 세계대전으로 몽유병자처럼 걸어 들어갔습니다. 나이 교수는 현재 미중 사이에서 대만 문제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을 얘기하며 1914년 사례처럼 우발적인 요소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이처럼 나이 교수는 역사의 교훈을 과도하게 단순화하고 오용하는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은 중국과의 ‘협력적 경쟁(cooperative rivalry)’ 속에서 성공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8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1) 동맹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민주제도를 기초로 한 전략, 2) 기술적 우위 유지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3) 미국의 개방성 유지, 4) 기술변화 적응을 위해 현존 군사력 재편, 5) 나토, 일본, 호주, 한국을 포함한 동맹 구조 강화, 6) 인도와의 관계 강화, 7) 표준 수립 및 상호의존성 관리를 위해 적극적인 국제기구 참여, 8) 글로벌 문제에 있어 가능한 경우 중국과 협력. 나이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봉쇄할 수는 없지만,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협력한다면 중국이 부상하고 있는 환경은 조형하여 선택지를 제약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Joseph NYE